지난 주말, 북촌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은 후 사진 보정을 기다리는 동안 2021년부터 사진을 찍고 나면 항상 들리던, 가을의 북촌을 한적하게 즐길 수 있는 정독도서관에 다녀왔다. 정독도서관 앞에는 서울교육박물관이 있는데 마침 '장난감으로 만나는 독립운동가'라는 전시가 있어 들렸다. 두 장소 모두 북촌에서 가을을 흠뻑 느끼기 좋고, 아이를 데리고 가기 좋은 장소인 것 같아 소개하려 한다.
고즈넉한 가을을 담은 정독도서관
위치 및 기본 정보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서 도보 10~15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주변에 국립현대미술관이라던지 삼청동거리라던지 즐길거리가 많다. 1977년 개관인 오래된 도서관이라 넓은 정원이 오래되어 가을의 정취를 느끼고 북촌 거리를 걷다 다리가 아플 때 쉬어가기에도 참 좋은 곳이다.
- 주차 : 주차장이 있긴 하지만 동네가 워낙 핫플이라 주말에는 오전 일찍이 아니면 30분 이상 대기해야 한다. 주차는 24시간 운영되어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아도 이용 가능하다. 5분당 250원이고(시간당 30,000원 정도) 당일 최대 30,000원까지이다. 당일 도서대출반납자의 경우 1일 1회 60분까지 무료!
주변 주차 가능한 곳
1. 가장 가깝지만 비싼 곳 - 국립현대미술관 주차장 [ 처음 1시간 기본 4,200원 / 10분 초과당 700원 / 최대 30,000원]
2. 조금 멀지만 정독도서관과 같은 금액 - 한국금융연수원 주차장 [은근 잘 안 알려짐]
3. 모두의주차장 앱에서 주차 자리 찾기 - 기본 한 시간에 600원 정도면 합리적인 가격 [주말의 경우 오전 일찍 자리가 다 나가는 편]
운영 시간
세 개 동으로 이루어진 워낙 큰 도서관이기 때문에 이용하는 곳에 따라 시간대가 상이하다.
- 주중 :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인문사회자연과학실, 어문학, 족보실은 오후 8시까지]
- 주말 : 모든 곳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운영
- 휴관일 : 매월 첫째, 셋째 주 수요일 [그래도 혹시 모르니 도서관 이용할 경우 미리 홈페이지에서 찾아보기]
실제 후기
2021년부터 북촌에서 결혼기념일마다 사진을 찍는데 사진을 찍고 보정을 기다리는데 2시간 반정도 걸린다. 우리는 이 시간을 가을을 느끼면서 항상 보낸다. 북촌은 주말이면 항상 사람이 많은 편인데 그런 북촌에서 조용하게 우리만의 시간을 누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이다.
오래된 도서관이다 보니 이렇게 도서관 앞 정원에는 등나무길이 있고 그 밑에는 이렇게 앉아서 쉬었다 갈 수 있는 벤치가 곳곳에 있다. 우리처럼 잠시 쉬었다 가는 사람도 있고 이런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분도 있다. 어찌 되었든 조용하고 한적해서 사진 찍기도 좋고 앉아서 쉬기도 참 좋다.
지난 일요일은 날이 흐리다 비가 잠시 내렸었는데 그럼에도 가을이 오고 있는 게 느껴져서 정말 예뻤다. (사진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이렇게 사람이 들어가지 않는 잔디가 넓게 펼쳐져 있어 아무래도 사람이 밀집된 북촌 거리를 걷다 들어오면 다른 세상이 펼쳐진 느낌이 든다. 지금은 한 쪽 잔디 위에는 빈백에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아이를 데려와 같이 책을 읽는 부모의 모습도 간간이 보였다.
원래 학교였던 건물을 도서관으로 변경해서 운영하고 있다고 하는데 총 세 개의 동이라 내부가 무척 넓다. 나무들도 오래되어 크고 아름답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건물 1층에는 아이를 데리고 가기 좋은 어린이 자료실도 있다.
11월 9일에는 '2024년 온 가족 책잔치'가 있다고 하니 아이를 데리고 나들이 가기 좋지 않을까? 북토크부터 체험도 있고, 책플리마켓도 열린다고 한다. 낙엽도 지고 예쁜 도서관의 모습이 기대된다.
정독도서관 건물 입구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아마 이번 주나 다음 주가 낙엽이 절정이지 않을까? 기후 온난화로 4년 사이에 같은 날 다른 풍경을 보게 된다는 게 무섭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다.
'장난감으로 만나는 독립운동가' 전시 중인 서울교육박물관
위치 및 기본 정보
정독도서관과 같은 부지라 주차장도 같이 쓴다. 운영 시간도 정독도서관과 같은데, 주중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고 주말에는 1시간 일찍인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휴관일도 역시나 매월 첫째, 셋째 수요일과 공휴일에 휴관한다.
실제 후기
예전에 한 번 서울교육박물관 내부를 관람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특별전을 운영하면서 내부에 변화가 생겨 다시 갔는데도 재미있었고 아이들이라면 정말 좋아할 것 같았다!
외부에는 포토스팟을 만들어뒀는데 레고와 함께 포즈를 취해도 되고 얼굴 넣고 사진 찍는 곳도 있다. 건물 바로 앞 쪽에 공용화장실이 있어 외국인들이나 실제 아이 있는 분들이 사진을 많이 찍고 계셨다. [화장실도 정말 깔끔하게 잘 관리됨]
들어가자마자 이렇게 옛날 장난감들이 전시되어 있고 달고나도 있었다. 오징어게임덕에 외국인들도 잘 알게 돼서 그런지 내부에 관람하는 외국인 가족들도 있었다. 박물관은 그리 넓지는 않은데 한쪽은 교육의 역사를 모형이나 실제 소품을 전시하면서 설명하고 있는 관과 레고를 이용해 광복 79주년 기념으로 독립운동가와 독립의 역사를 쉽게 설명하고 있었다.
내용도 좋고 취지도 좋은데, 레고가 얼굴의 디테일까지 다 있어서 사진찍고 싶은 곳이 많았다 ㅋㅋㅋ
잘 보면 모두 다 레고만 이용해서 만든 작품인데 디테일이 엄청났다. 일본인 장군의 옷이라던지 영화에서 봤던 장면 그 자체여서 신기했다. 작품을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 만드는 장면도 영상으로 보여줘서 아이가 있다면 몰입해서 봤을 듯하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은 독립운동가들의 역사적 장면을 레고로 재현한 모습이 정말 멋지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인간의 역사는 알고보면 단순하리만큼 반복된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요즘 들어 더 역사를 올바르게 가르치는 게 중요하다고 느껴지는데, 아이의 흥미를 끄는 작품들이 많아서 어린아이들에게 역사 교육을 쉽게 하기 좋을 거 같았다.
전시관 가운데에는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있고 가운데에 레고가 쌓여 있어 아이들이 레고를 직접 가지고 놀 수 있도록 되어 있고 한 쪽 벽면은 방명록을 레고로 쓸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레고로 자음과 모음을 조합해서 글을 쓸 수 있구나....를 처음 알게 되었던 시간.
반대편은 일제강점기부터 6.25전쟁 직후까지의 교과서도 진열되어 있는데 교과서만 봐도 시대상을 알 거 같았다. 전쟁 중 열악했던 교육환경을 보면서 새삼 현재의 한국이 될 수 있도록 희생한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불평하고 살지 말아야겠다.라는 다짐을 잠시 하는 시간이었다.
요즘 가을이라 야외활동을 하기 정말 좋은 시기인 것 같다. 매년 가을을 북촌에서 보내고 있는데 번잡한 서울의 단면과 고요하고 정적인 단면이 묘하게 모두 다 있는 북촌의 가을은 정말 사랑스럽다. 이번 주말에 가까운 서울에서 아이와 가을을 느끼고 싶다면 정독도서관과 서울교육박물관을 추천한다.
북촌에서 셀프 스튜디오(북촌사진관) 이용한 후기 는 여기에
2024.10.28 - [여기는 국내/여기는 서울] - 북촌사진관, 우리의 가을을 기록하는 법 (feat. 조용한 북촌 데이트 장소)
'여기는 국내 > 여기는 서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동극장을 간직한 스타벅스 경동1960점 (1) | 2024.11.08 |
---|---|
종묘와 서순라길 [세계문화유산이 핫플이 되기까지] (0) | 2024.11.04 |
북촌사진관, 우리의 가을을 기록하는 법 (feat. 조용한 북촌 데이트 장소) (1) | 2024.10.28 |
서울에서 이탈리안 커피 찾기: 리사르커피 명동점 (feat.타짜도로 도곡점) (0) | 2024.10.02 |
가을하늘 공활한데 서울 가볼만한 곳 : 낙산공원, 카페 낙타 (0) | 2024.0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