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다녀온 후 많은 위로가 되었던 을지로에 있는 라이팅룸을 다녀왔습니다.
카페라기도 뭐하고 단순한 공간대여라고 하기도 뭐하지만 확실한 건 나만의 심리치료실과 같았다는 것? 그래서 바쁜 현대인에게 꼭 한 번쯤 내가 가장 힘든 순간 다녀와보면 좋겠다고 말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상세 정보
위치 : 서울 중구 퇴계로27길 40 예일빌딜 4층
가는 방법 : 을지로 3가와 충무로 역 딱 중간 쯤 위치하고 있어 지하철 2,3,4호선 모두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 대중교통 이용을 추천드려요. [주차 불가]
이용 시간 : 매주 월요일 휴무,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운영
이용 방법 : 네이버 예약[예약제]
특징 : 핸드폰을 제외한 노트북, 태블릿 등의 전자기기 사용 불가,
가벼운 차를 제공하나 커피류는 없기 때문에 외부 음료 반입이 가능합니다.
예약 방법
좌석이 많지 않아 [네이버 예약]을 통해 예약하고 가야한다. 평일 오후 2시부터 7시까지만 운영하기 때문인지 당일도 예약이 가능했다.
라이팅룸 : 네이버
방문자리뷰 149 · 블로그리뷰 82
m.place.naver.com
예약은 총 세 가지 종류가 있는데 원하는 자리와 만년필을 체험해볼 수 있는지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1번 옵션과 2번 옵션은 앉는 의자의 차이만 있다.
1. Writing Hour
창가 자리에 앉아 책을 읽거나 나의 기록을 적을 수 있는 자리.
2. Reading Hour
1번 옵션과는 앉는 의자의 차이만 있습니다. (쇼파자리) : 3시간 이상 예약할 경우 추천
3. Slow Writing Hour
10여 종의 만년필과 잉크를 체험해볼 수 있는 자리
공간 소개
처음 방문을 하면 예약자 확인을 하고 가장 먼저 받게 되는 안내문.
이 공간에 대한 애정이 담겨있어 여러 차례 다시 읽어보게 된다.
사실 을지로에 있는 다수의 공간들이 그렇듯 여기도 역시 외부에서 보이는 간판이 없다. 충무로 역에서 온다면 건물을 바라봤을 때 아래 사진처럼 블라인드를 통해 공간에 대한 힌트를 주고 있다. 다만 나처럼 명동성당쪽 방향에서 왔거나 위를 보지 못하고 왔다면 위 안내문에서 볼 수 있는 글씨체를 건물 입구에서 찾을 수 있다면 공간을 잘 찾은 게 맞으니 인내심을 가지고 4층까지 올라오면 된다.
안내문에서 볼 수 있듯 라이팅룸의 주인이 운영하는 아주 작은 쇼룸이 가장 먼저 반기고, 안쪽은 본격적인 라이팅룸으로 이루어져 있다.
쇼룸에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노트를 활용했는지 엿볼 수 있도록 전시도 되어 있고, 책과 기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할법한 노트와 스티커, 마스킹테이프등이 있다.
쇼품의 맞은편 한쪽 벽은 사람들이 썼던 기록들과 이 공간을 기획한 기획노트가 전시되어 있다. 손글씨로 공간을 기획한 기획자의 애정과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진심어린 편지가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 같다.
공간 가운데에 위치해있는 테이블에는 무슨 글을 쓸지 모르겠는 사람의 마음의 무게를 덜어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글감 소재도 있고, '고민노트'가 있어서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위로해주고 응원해줄 수 있는 귀여운 노트가 있다.
한편에는 글을 쓸 때 필요한 필기구, 마스킹테이프 등이 있어서 가져다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실제 팔고 있는 제품 중 글감 마스킹테이프?가 있었는데 사고 싶었는데 다른 거 산다고 깜빡하고 못 샀었다. 다음에 또 가면 사오고 싶다.
필기구와 마찬가지로 책도 안 들고 와도 된다. 주인의 취향의 다양한 책들이 진열되어 있는데, 나름 분야별로 칸도 나눠져 있어서 한눈에 들어왔다.
물론 다양한 분야의 책이 있긴 하지만 주제는 라이팅룸이라는 공간과 결을 같이 한다.
공간, 브랜딩, 일기, 기록, 자기 계발 등등 적당히 읽기 편한 책과 집중해서 읽어야할 책이 골고루 있는 느낌.
방문 후기
라이팅룸은 말그대로 Writing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한 시간은 짧다는 후기가 있어 고민하다 처음이니 두 시간을 예약했다.
처음 안내문을 받으면 지정된 나의 오늘 좌석을 안내해주시는데, 자리에는 예약자의 이름과 오늘의 글쓰기 소재가 놓여있다. 처음에 후기를 찾아보고 갈지 고민했을 때에는 글쓰기 소재를 준다고 하니 부담되기도 하고, 오글거리기도 하고 글을 잘 쓰지 못하는 내가 가도 되는 공간인가? 라는 고민을 했었는데 전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안내문 속 좌석 배치도에서도 볼 수 있듯 좌석이 9개뿐이지만 좌석 사이의 간격은 나름 넓은 편이어서 옆에 앉은 사람에게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다.
왠지 모르겠는데 내 좌석과 옆의 벽에 붙은 글귀를 보고 정말 많은 위로를 받았다. (아직 글을 쓰지도 않았는데도!)
단순하지만 공간 자체는 세심한 배려가 담겨 있다. 자리마다 좌석 아래 가방을 둘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스마트폰을 넣어둘 수 있는 작은 서랍이 책상 밑에 있으며 내 글에 주목할 수 있는 조명이 자리마다 있다.
자리에 앉아 조용히 안내문과 글감을 읽고 있으면 오늘의 차와 스카치 캔디를 조용히 두고 가신다.
생각보다 글감도 어렵지 않다. 글은 함께 공유하고 싶다면 갈 때 출구 옆에 있는 검은색 우체통에 넣으면 된다. [철제라 소리가 나버렸다. 내향형인 나는 당황에서 얼른 나가게 되었다. 기왕 익명성에 용기를 내는 사람들을 위해 있다면 소리가 좀 덜 났더라면 더 좋을 뻔 했다.]
평소 책을 즐겨 읽는 편인데도, 그래서 집중하려고 카페에 갈 때에도 폰을 10분에 한 번은 봤던 거 같은데 40분에 한 번? 폰을 봤던 거 같다. 서랍에 굳이 폰을 넣지 않았는데도 다 같이 폰을 안 보고 글을 쓰거나 글을 읽고 있다보니 자연스레 폰을 안 찾게 됐다.
바쁜 삶 속에서 왜 많은 사람들은 이 정적이고 아날로그적인 공간을 찾을까?
생각한 것과 실제는 다르다는 걸 몸소 느끼는, 그래서 방황하는 2030대가 되고 보니 세상에서 제일 어렵고 모르겠는 게 '나'같다. 그래서 바깥의 소음, 빠르게 굴러가는 바깥의 시간에서 벗어나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했던 게 아닐까?
생각보다 요즘은 글을 쓸 일이 없는데, 글씨체는 그 사람을 나타내는 아이덴티티라면 어쩌면 내 글씨체를 못 본 시간 만큼 '나'에 대해 생각하지 못하고 사는 것은 아닐까?
예약했던 두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지나갔고, 좋은 건 함께 나누고 싶은 게 부부니까 다음에는 꼭 남편과 함께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블로그에 적응 중. 대화체?를 바꿔보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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