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지난 크리스마스에 다녀왔던 을지로 인쇄골목에 위치한 스탬파에 다녀온 후기를 적어보려고 한다. 캠핑을 시작한 후로는 우리에게는 크리스마스=캠핑이었는데 임신을 하고 캠핑 없는 크리스마스를 오랜만에 보낸 느낌이었다. 급하게 예약했지만 우리에게 성공적인 점심 코스를 선사해 준 스탬파 후기를 적어보려고 한다.
위치 및 기본 정보
스탬파는 을지로3가역과 충무로역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서 지하철 2, 3, 4호선 어느 것을 타고도 금방 갈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단지 을지로 한창 힙하던 카페들이 그렇듯 여기가 식당이 있나? 싶은 골목에 위치하고 있어서 지도를 잘 보고 가야 하며 주차는 당연히 힘들다.
식당에서 추천 하는 주차 방법은 남산스퀘어 빌딩이나 명보사거리 방향 갓길 공영주차장 이용을 안내하고 있다.
운영 시간
- 월요일~금요일 : 오전 11시 반부터 오후 9시까지
- 토요일 : 정오부터 오후 9시까지
- 월요일~토요일 브레이크 타임 : 오후 3시부터 오후 5시 반까지
- 일요일 휴무
예약 : 캐치테이블 앱으로 예약을 했고, 원래는 코스요리를 하는 음식점은 아니고 피자, 파스타와 같은 이탈리안 음식과 와인 콜키지[와인만 가능]가 가능한 주류를 판매하는 곳이다. 다만 다른 음식점들처럼 크리스마스에는 한정된 인원에게 예약제로 7가지 코스로 구성하여 예약을 받았었다.
그밖에 유의점은 부모님들에게는 아쉽지만 장소가 협소하고 주류를 판매해서인지 노키즈존이다.
실제 후기
올해 연말은 유독 연말분위기가 나지 않는 느낌이랄까. 직전 주에는 가족 행사가 있고, 나는 임신하고 많이 게을러져서 아무것도 하기 싫은 시기가 왔었고 남편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허리가 아파 병원을 계속 다니고 있어서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은 무렵에야 크리스마스 때 무얼 하지? 하는 생각이 들어 급하게 캐치테이블 앱을 깔았다.
그래도 내년엔 여유로운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힘들텐데 하는 마음으로 급하게 레스토랑을 찾다 을지로에 있는 스탬파를 찾았다. 코스요리로만 예약하는 점이 좀 아쉽긴 했지만, 크리스마스 연휴에는 대부분의 식당들이 그런 식으로 운영을 하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하고 식당을 리뷰를 캐치테이블 뿐 아니라 맵에서도 찾아보고 예약을 했다.
<예약 후기 및 식당 분위기>
저녁 코스는 주류 주문이 필수여서 교통사고로 병원을 다니는 남편이나 임신한 나나 술을 마실 수 없는 상황이라 점심으로 예약을 했다. 오픈 시간 전인데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춥다며 안에서 기다리라고 하셔서 다행히 조금 일찍 입장할 수 있었다.
예약을 할 때는 바/일반 테이블/테라스 석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위의 사진처럼 테라스 석도 추위와 차단이 되어 있고 난로가 구비되어 있어 따뜻하게 식사가 가능했다.
우리는 일반 석으로 예약했었는데 다행히 자리도 넓은 자리로 배정이 되었다.
예약을 확정하고, 문자로 미리 메뉴를 안내받아 고를 수 있었고 이름을 말씀드리면 메뉴판에 이름을 예쁘게 적어주셔서 환영받는 느낌이 들었다. 메뉴판으로라도 느껴 보는 크리스마스 무드.
오늘의 크리스마스 메뉴판.
사실 우리는 스탬파 방문이 처음이었는데 오히려 다양한 메뉴를 조금씩 먹어볼 수 있어 좋다!는 느낌으로 코스요리를 기다렸다. 크리스마스 코스는 파스타와 스테이크에서 각 두 종류 중 고를 수 있었는데 다양한 맛을 맛보고 싶어서 각각 다른 메뉴로 부탁드렸다.
<식사 후기>
스페인에서 먹는 타파스 같은 느낌의 첫 에피타이저.
나는 개인적으로 굴을 잘 못 먹는데 [알레르기 반응 같은?] 그래서 위에 굴을 얹은 건 남편에게 굴은 토스했다. 훈제 연어가 올라간 치케티는 훈제연어와 요거트가 그렇게 잘 어울리는지 처음 알게 해 준 맛이었다.
남편이 특히 좋아했던 관자그라탕. 관자와 새우가 은근 아낌없이 들어가 있고, 치즈가 부드럽고 고소해서 정말 맛있었다. 사실 다음에 이 그라탕과 피자는 또 먹으러 가고 싶은 이 집의 특색 있는 메뉴인 것 같은 느낌?
여기서 약간 헉 했던 파스타 메뉴들. 코스요리인데 양이 코스가 아닌 그냥 메인 급으로 많아서 파스타 먹으면서 배불렀던 ㅎㅎ 우선 화이트 트러플 라구 파스타는 생면이어서 일차 놀람. 트러플이 은근히 크게 들어 있어서 이차 놀람이었고 남편은 가장 인상 깊었던 요리가 이 파스타와 그라탕이라고 했을 정도.
나는 임신을 하고 소고기는 잘 먹는데 희한하게 원래 좋아하던 돼지고기 냄새에 좀 예민해졌던 상태라 화이트 트러플 라구 파스타의 경우 돼지고기 향이 나서 조금 먹기 힘들었다.
내가 주문했던 라구소스 라자냐.
올해 여름에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T본스테이크로 유명한 레스토랑을 다녀왔었다. T본스테이크야 기대했던 그 맛이었는데 의외로 정말 놀랐던 게 라자냐였다. 내가 한국에서 먹었던 라자냐와 너무 다른데? 근데 이게 정말 진짜 맛있는데? 하는 느낌. 그 느낌을 기대하며 한국에 와서 몇 번 주문해서 먹어봤었는데 그런 느낌이 나는 곳을 못 찾았었는데..... 바로 여기다.
토마토 라구 소스의 맛과 리코타 치즈의 맛이 정말 잘 어울리는데 중간에 라자냐 면의 느낌이 잘 느껴지는 질감.
피제떼(작은 크기의 피자)
라고 적혀있었는데 받고 보니 그리 작지는 않았다. 메인인 고기가 남아있으니 당연히 더 작을 줄 알았는데 그냥 1인용 피자 사이즈?라고 해야 하나. 내가 통틀어 제일 맛있다고 느꼈던 바로 그 피자였다. 프로슈토도 맛있었지만 피자 도우가 진짜 장난 아니었다.
우리는 이탈리아에서 피자를 포지타노에서 한 번, 라 스페치아에서 한 번 두 번 먹었었는데 생각보다(기대가 높았는지) 그렇게 맛있지 않았는데 오히려 여기 피자가 정말 도우가 인상 깊은 맛이었다. 나에게 메인이었던.
여섯 번 째 메인 코스. 수비드 항정살과 채끝 등심 스테이크
채끝 등심 스테이크는 기본 가격에 3만 원을 추가해야 함을 미리 안내받고 주문했었던 요리였다. 우선 항정살의 경우 나는 거의 못 먹어서 남편이 다 먹었는데 항정살이 수비드 해서인지 정말 부드러웠다. 아래 깔린 감자 퓨레와의 조화도 좋았다고 한다.
나는 등심을 먹었는데 포르투 와인을 사용한 소스와의 조합이 좋았다. 다만 스테이크 굽기는 미리 물어보지 않았고 개인적으로 속은 촉촉했지만 겉이 약간 오버쿡된 느낌이라 얇게 썰어 먹으면 괜찮았지만 약간 두껍게 썰게 되면 조금 딱딱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메인은 역시 피자였다고 생각되는 것.
드디어 코스의 마지막 디저트
크리스마스 디저트라고 해서 가게의 유명한 카라멜 아이스크림에 브라우니, 머랭쿠키로 만든 트리와 딸기가 나왔다. 카라멜 아이스크림이 후기에서 정말 맛있었다는 글을 봐서 기대했는데 역시나 아래 깔린 카라멜 시럽과 아이스크림이 달달하니 맛있었고 아이스크림이라 묵직해도 상큼한 느낌이었다.
개인적 소감
스탬파 자체가 타파스, 피자, 파스타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기 때문인지 코스에서도 주종목이 눈에 띄는 맛이어서 오히려 메인인 고기가 살짝 묻히는 느낌이었지만 그만큼 강렬했던 피자와 파스타 덕분에 다음에 또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탈리아 여행 내내 마셨던 아페롤 스프리츠가 있어 너무 반가웠는데 임신해서 못 마시니 누군가 나 대신 마셔줬으면 좋겠다. 다음에 또 온다면 생면 파스타, 피자, 그리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시켜야지.
기분 좋은 크리스마스 식사를 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웠던 스탬파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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