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는 작은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이 있다. 우리 동네가 되기 이전부터 우리는 여기를 애용했는데, 결혼하고 첫 크리스마스를 맞아 우리만의 이벤트를 계획했었다. 어드벤처 캘린더를 만들어 서로에게 격일로 작은 소품을 선물하는 거였다. 그때부터 미처 아직 준비를 못 했을 때, 멀리 가기 힘들 때 우리의 작은 이벤트를 위한 마지막 보루랄까.
시즌별로 전시된 소품이 달라지는 옷, 침구류, 컵과 같은 생활용품부터 다이어리, 연필, 엽서와 같은 문구류까지 없는 거 빼고 다 있는 라이프스타일 셀렉숍인 오프타임에 대해 소개하려 한다.
위치 및 기본 정보
위치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역 1번 출구에서부터 도보로 10분 이내이다. 성신여자대학교 성미관과 마주보고 있는 건물로 1층과 2층이 모두 소품샵으로 1층은 주로 시즌별 생활용품, 2층은 문구류 및 침구류 등이 배치되어 있다.
아마 가을이 되고 결혼 시즌이라 그런지 현재 내부에는 'Bridal Fair'를 주제로 결혼과 관련된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외부에도 아래 사진과 같이 팝업스토어 존이 따로 있어 주기적으로 전시되는 소품이 변경된다. 인터넷 사이트도 있어서 어떤 브랜드가 입고되어 있는지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이용 고객에 한하여 주차가 가능하다고 적혀있으니 차를 이용할 경우에는 미리 문의를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운영 시간
- 월요일~금요일 :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 토요일 : 정오부터 오후 7시까지
- 일요일 휴무
실제 후기
외부
전시되는 소품들이 주기적으로 변경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지나가다 변경된 소품들을 보고 들어가게 되는 소품샵이다. 현재 외부에는 'Himalayan Touch'라는 핸드메이드 공정무역 브랜드가 전시되어 있는데 수익금 중 일부는 네팔 저소득층 아이들의 후원을 위해 사용된다고 하니 의미도 있는 브랜드를 이런 기회에 알게 되는 점도 장점이다.
귀여워서 한 번 더 눈길이 갔다. 요즘 '가꾸', '백꾸'라고 해서 가방꾸미기가 유행인데 그렇게 하기에도 좋은 아기자기한 귀여운 키링이 될 듯했다.
내부
1층은 항상 화분이 먼저 반겨주는데 다양한 식물이 있어 분위기를 더 부드럽게 해준다. 'Bridal Fair'라 그런지 웨딩 관련 소품이 이번엔 많았는데 그릇 종류가 다양하고 눈길이 갔다. 집에서 커피 내려서 디저트도 먹으며 티타임해야 할 것 같은 느낌?
여행 갈 때 들고 갔던 킨토 워터보틀이 보여 괜히 반갑다. 텀블러라던지 컵 종류도 다양하고 많았는데 킨토도 실제로 전시된 걸 보니 사이즈별로 비교하기 좋아 편리했다.
없다고 생활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괜히 있으면 귀엽고 예쁜 소품들도 많았다.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이라 그런지 평소에는 잘 안 써도 집들이나 친구를 초대할 때마다 꼭 필요한 수저받침도 귀엽고 다양하다.
이 소품들 앞 쪽으로는 엽서와 스티커, 마스킹테이프 종류를 판다. 습관적으로 매번 홀리듯 하나씩 구매하게 되는데 언젠가 다 쓸 날이 있겠지? 이번에는 고양이가 귀여운 크리스마스 스티커에 홀려 구매해 버렸다.
2층은 계단을 올라서면 크게 두 분류로 나뉘는데, 한쪽은 문구 및 서적류가 전시되어 있고 오른쪽은 침구류가 전시되어 있다. 오늘의 내 방문 목적이었다.
비록 꾸미는 거에는 잼병이라 소품을 사도 쓸 줄 모르는 나이지만 이렇게 보는 것만으로도 대리만족이 되는 기분이다. 부케를 재사용해서 만든 플라워 오브제도 인상 깊다. 내가 결혼할 때에는 부케를 받으면 부케를 말려서 되돌려 주는 게 유행이어서 부케를 받아주는 것만도 감사한 일인데 부담을 주는 것 같아 싫었었다. 차라리 문진처럼 플라워 오브제를 만들어주는 것도 괜찮겠다 싶은 생각도 든다.
심플하면서도 귀엽다. 마침 결혼기념일 기념 카드를 쓰려했는데 맘에 드는 엽서를 발견해서 다행이었다. 생판 남이던 우리가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이제 만들기 시작하면서 끈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우리만의 연례행사를 만드는 게 꽤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그런 의미에서 서로 주는 손편지도 중요하다고 느낀다. 이런 의미 있는 날, 의미있는 소품을 선물하는 일은 서로에게 그날을 떠올리게 하는 힘이 되는 것 같다.
꼭 제품을 사지 않아도 인테리어 소품들을 구경하는 일은 참 재밌기도 하고 집을 꾸미는데 힌트를 주기도 하는 것 같다.
요즘은 자취를 하는 대학생들도 자기 원룸을 예쁘게 꾸민다. 내가 자취를 할 때에는 어차피 내 집도 아닌데 뭘 꾸미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자신의 취향을 알아가는 것, 나에게 쉴 공간을 더욱 편하게 만드는 것' 그런 행위도 다 의미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요즘 든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을 구경하는 건 누군가에게 힐링의 방법이기도 하다. '쓸데없는 소비'가 아니라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보는 건 어떨까. 하는 마음에 오프타임을 추천한다.